질적 연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양적 연구에서와 같이 연구를 수행하기 이전에 연구의 진행에 대한 철저한 사전 계획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출판된 서적들은 주로 질적 자료의 수집과 분석에 초점을 둠으로써, 실제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기 이전에 수행할 연구 설계에 관한 지식과 기술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증대되어 왔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서, 연구를 설계할 때 특히 심사숙고해야만 할 필수적인 요소들은 무엇이며 이들을 통하여 어떻게 타당하고 신뢰할만한 연구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도모하고 있다.
우선 질적 연구를 계획함에 있어서 연구의 현상을 어떠한 철학적/이론적 견해 혹은 패러다임을 가지고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객관적이거나 절대적인 진리를 주장하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구성주의적이거나 상대주의적인 입장은 배척하는, 이른바 비판적 실재론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단 하나의 올바른 패러다임으로서가 아니라 다른 견해들보다 더욱 유용하다는 견해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포스트모더니즘과 같이 최근 새롭게 개발된 패러다임과도 양립할 수 있어서 다양한 범위의 철학적 견해를 바탕으로 하는 질적 연구의 설계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이 책은 연구 설계의 핵심 요소를 다섯 가지, 즉 목표, 개념적 틀, 연구 질문, 방법, 그리고 타당성을 중심으로 질적 연구의 계획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 요소들 간의 상호 관계 속에서 어떠한 세부 사항들을 어떻게 결정할지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하면서 수많은 그림과 예시와 연습을 포함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고자 하였다. 이 외에도 연구의 설계로부터 계획서로 전환하는 노하우와 함께, 계획서를 작성할 때 이를 평가하는 심사자들에게 자신의 연구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제시하고 정당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과 예시들을 통하여 실제적으로 질적 연구 계획서를 작성하는 초보 연구자들에게 크게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은 양적 연구와 달리 연구자가 중요한 도구가 되는 질적 연구에서, 연구자가 자신의 연구 목표와 질문, 그리고 연구자 자신이 지닌 잠정적인 이론과 편견, 장점과 한계점, 그리고 자료 수집과 분석 및 타당성 확립 전략 등을 명백하게 밝히고 계획하도록 도와줌으로써 궁극적으로 보다 “양질”의 질적 연구 결과를 생산해 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명선(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외